서울대병원은 왜 아랍에미리트 긴급감사를 받았나
날짜: 2015년 04월 03일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최근 국내 여러 병원을 상대로 진료비 적정성 등에 대한 감사를 벌인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 정부와 환자 송출 협약을 맺고 2011년 11월부터 국비 지원 환자를 우리 쪽에 보내온 아랍에미리트가 직접 한국의 의료비 수준 등을 파악해보겠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건넨 ‘아부다비보건청 송출환자 관련 감사’ 자료를 보면,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보건청은 3월22일부터 27일까지 엿새간 직원 두 명을 보내 국내 의료기관을 상대로 직접 감사를 실시했다. 대상 의료기관은 서울대병원 등 아랍에미리트 환자를 많이 받아온 10개 대형병원이다.
아부다비보건청이 실시한 이번 감사의 목적은 아랍에미리트 환자가 한국에서 쓰는 진료비와 식대, 통역비, 교통비 등의 적정성 확인이다. 한국 의료기관이 자국 환자에게 청구하는 진료비 등이 적정한지를 따져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일부 국내 병원이 아랍에미리트 등 외국인 환자한테 뚜렷한 이유 없이 지나치게 많은 진료비를 받고 있다는 문제제기는 꾸준히 이뤄져왔다.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국비 지원 환자를 한국에 보내온 지 4년 만에 첫 감사를 실시하자, 의료계에서는 외국인 환자 유치를 ‘의료’보다는 주로 ‘산업’ 관점에서 다뤄온 한국 정부와 일부 언론의 행태가 역풍을 부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31일 의료수출의 성과를 강조하며 “아랍에미리트 국비 환자 진료수익만 2012년부터 2014년까지 600억원 창출”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아랍에미리트 국비 지원 환자는 모두 1245명이다.
출처: 한겨레